인공지능(AI) 기술이 전 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투자 유치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기업의 경쟁력 확보, 신성장 동력 발굴,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AI 기술, 핵심 인재, 데이터 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AI 중심 기업과의 M&A 또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기술·인재·데이터 쟁탈전…"M&A로 판 키운다"
최근 AI 분야에서의 M&A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 우선, 빅테크 기업 주도의 M&A와 전략적 통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역량 강화는 물론, 혁신 기술이나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AI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MS는 2019년 7월 AI 스타트업 오픈AI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했고, 이후 130억달러(약 18조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해 최대 주주(지분율 49%)로 올라섰다. 오픈AI가 2022년 말 공개한 생성형 AI ‘챗GPT’는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MS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했고, 이를 바탕으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져'와 검색엔진 '빙'등에 오픈AI의 기술을 통합하는 등 AI 기술 패권 확보를 위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네이버는 스타트업 투자사 네이버 D2SF를 통해 3D 공간 인식 AI 기술을 기반으로 애드테크 솔루션을 개발하는 북미 스타트업 '램브랜드'에 투자해 커머스 사업 확대와 AI 기술 접목을 꾀하며 광고 콘텐츠 분야에서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기술과 인재 확보를 위한 AI 기업 간 M&A 및 투자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AI 기술, 특히 핵심 알고리즘이나 모델 개발 능력은 기업의 주요 자산으로 부상했고, 이에 따른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2023년 6월 생성형 AI 플랫폼 모자익ML을 인수하며 양사가 보유한 기술과 인재 간 시너지를 통해 생성형 AI 모델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AI 기업 간 M&A와 투자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 헬스케어, 제조, 유통 등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M&A는 물론, 각 산업에서 핵심 역량을 갖춘 AI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초기 단계 AI 스타트업에 대한 시드 및 시리즈 A 투자도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역시 직접 또는 관계사 CVC를 통해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각국 정부 역시 AI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자금 지원과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AI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IP부터 인재까지…AI 기업투자 법률 쟁점은?
AI 기업에 대한 M&A 또는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AI 산업 특유의 법률적 쟁점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법률 실사 과정에서 지식재산권(IP) 관련 사안은 핵심 검토 대상이다. 생성형 AI 관련 IP 분쟁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로, 인수 대상 기업이 보유한 AI 알고리즘, 학습 모델, 관련 소프트웨어의 소유권 및 라이선스 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AI 모델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의 출처와 소유권, 사용권한 확보 여부, 제3자 데이터 사용 시 라이선스 계약 체결 여부 및 사용 조건도 사전에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AI 기술의 특허 등록 여부, 출원 현황 및 제3자 특허권 침해 가능성도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에 관한 검토도 필요하다. AI 모델 개발 및 운영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내 개인정보보호법뿐 아니라유럽연합 개인정보보호법(GDPR), 미국 캘리포니아 소비자 개인정보보호법(CCPA) 등 해외 법률 준수 여부도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개인정보의 익명·가명 처리 여부, 데이터 저장소의 보안 수준, 해킹·유출 방지 대책, 관련 사고 이력 및 대응 내역도 점검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AI 기업은 개발자·연구원 등 핵심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다. 따라서 법률실사과정에서 핵심 인력을 파악하고 인수 이후에도 이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상책 마련,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경업금지 및 비밀유지 약정 체결 등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산업별 인허가와 법적 규제 준수 여부도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 AI 기업 투자, 리스크부터 줄여야
AI 기술 혁신이 가속화됨에 따라 관련 기업의 M&A와 해당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AI는 현 시대 산업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지만, 동시에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복잡한 법률적 리스크를 품고 있다. 특히 IP, 인력, 데이터, 개인정보, 분야별 규제 등 AI 기업이 가진 특수성을 고려하면 법률 검토의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AI 기업과의 M&A 또는 투자를 고려할 경우, 철저한 사전 검토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전략적 방안을 수립해 AI 시대의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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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LAW &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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